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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책이야기 95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

(2월12일부터 오늘. 2월24일까지 필사하고 적는 감상.) 글을 잘 쓰려면 명문으로 쓰인 좋은 작품을 필사하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 영어를 잘 해보자~ 마음 먹었더니 들려오는 조언의 5할 이상은 필사였다. 그래서 영어공책을 벌크로 구입해서 쌓아놓고 무턱대고 영어그림책을 필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어공책을 펼쳐놓고 영어그림책을 보며 필사하는 건 꾸준히 하기엔 동기가 부족했을까. 잘 안하게 되었다.  영어공책이 가진 지루함도 문제였겠지만 매일 어떤 책을 필사할 것인지 책장 앞에서 고민하고 고르는 시간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영어를 이미 매우 잘 하는 사람이라면 그 일이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경우엔 그 조차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어렵게 골라서 필사하는데 영..

이 문장은 누구의 것인가

이 문장은 누구의 것인가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저작권의 역사데이비드 벨로스, 알렉상드르 몬터규이영아 옮김현암사저작권이란 말은 이제 너무 흔해서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요즘 젊은이들도 모두 매일 접하고 있는 대중적인 개념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몇년 전에 친구가 딸아이 돌잔치 영상을 유투브에 올렸는데 어디선가 이 영상에 대해서 저작권 침해로 블라인드 처리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사실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어떤 처리였는지 구체적인 절차는 기억이 안난다).그래서 아이 영상인데 왠 저작권 침해?물었더니영상 배경에 깔린 음악이 문제였다고 했다.그냥 흔하게 듣는 유행가였는데 듣고보니 그랬다.그래. 그 노래의 작곡가와 작사가, 노래를 부른 가수까지 있는데 그 노래를 아이 돌잔치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 안되는..

신사임당 사자성어 200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갑자기 한자 공부를 해야 국어를 잘 할 수 있다면서 한자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구요.안그래도 저 개인적으로도 한자가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던 터여서 이때다 싶어 이런저런 한자 교재를 찾아봤습니다.유명한 한자 교재들이 많더라구요.그 중에서도 획수나 순서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큰 그림이 곁들여진 책을 주 교재로 정했습니다.그리고 아이가 제대로 쓰면서 연습을 하고 들고다닐 수 있는 손바닥만한 가벼운 교재도 있을까? 없다면 만들어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신사임당 사자성어를 딱 만났답니다. 아이와 전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해서 이동하기 때문에 손바닥만한 노트에 아이가 기억하고 싶어하는걸 주로 적어서 들고다니는 편이거든요.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 약간 멀미가 난다고 해서 암기 노트를 잠깐씩 ..

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책임감과 희생에 갇힌 K-장녀의 해방일지잔디아이저녁달252쪽18,800원  K-팝K-방역K-집회K-시위........... K로 시작하는 이런 말들을 보면 오글거린다. 이런걸 보고 있자면 어릴때 보던 할리우드 영화가 생각난다. 미국 만만세! 미국 경찰 만세! 미국 대통령은 전투기 조종까지 기가막혀! 뭐 이런 기조.어릴 때야 마냥 좋아보여서 우와~ 미국은 정말 좋은 나라구나 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바로 미국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버린 난 할리우드 영화도 그저 유치해보이고, 애국심에 기반한 K-어쩌고를 보고 있자면 괜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런데 K- 장녀? 이젠 장녀도 K야? 처음 든 생각은 그랬다.  사실 내가 뭐 외국 장녀는 만나본 적이 없으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오늘의 계절을 닮은 동물 색연필 컬러링북

추운 겨울날뜨끈한 붕어빵, 진한 아메리카노 한잔거기에 겨울 대표과일 귤과 함께 따뜻한 집 안에서 컬러링~ 저에게는 힐링, 아이에게는 행복한 추억이 쌓이는 시간입니다. 처음 책을 본 아이는 돌고래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어요. 그림이 하나같이 귀여웠거든요. 책은 견본과 그림을 내어주고 맘껏 색칠해봐~ 하는 대부분의 컬러링북들과 달리섬세함을 살릴 수 있는 디테일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글로 읽고 소화시키는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건 어떤 시대적인 기류 같아요.그런점을 알고 계셨는지 그림마다 큐알코드가 있습니다.큐알을 찍으면 작가님이 색칠하는 영상이 나옵니다.영상으로 보니 훨씬 이해가 빠르긴 하더라구요. 각 페이지별로 난이도도 표시되어 있어요처음엔 좀 난이도가 낮은걸로 시작하면 좋을거..

꿈빛 컬러링 엽서북 동물친구들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동물 그림이 생각보다 그리기 어렵잖아요. 선이 너무 단순해서 그런건지. 기본적인 형태를 그리는게 쉬운것 같으면서 잘 그리기가 어려운 동물그림. 그래서 스트레스 받아하는거 같아서 요즘 동물그림 그리기에 도움이 될만한게 뭐가 있을까 매의 눈으로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타케이 미키의 컬러링북 시리즈가 나왔더라구요. 일반 색칠공부나 컬러링북과 달리 컬러링 후 가볍게 뜯어서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줄 수도 있는 엽서북! 크기도 전체 크기가 엽서 두 장 붙여놓은 크기에요. 한쪽에는 컬러링 가이드, 다른 한쪽엔 직접 칠해볼 수 있는 종이가 있어요.    기본 가이드라인인 그림의 색감이 파스텔톤으로 너무 사랑스러워요.   아이가 모든 그림 다 자기가 갖고 싶다고 해서..

쓰는 기쁨, 괴테 시 필사집-나를 울게 두오

괴테의 시는 중학생때 참 좋아했습니다.그래서 시집을 사서 편지지에 시를 옮겨 적어 친구들에게 주기도 하고 일기장에 적어 넣기도 했는데요.오랜 시간이 지나버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조각조각 옮겨 적었던 시들은 세월과 함께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래서 2년 전부터는 좋아하는 시나 문구를 필사하는 두꺼운 노트를 한 권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아무거나 다 기록하는 공책이다보니 맘 먹고 좋은 시를 필사하는건 처음 마음과 달리 쉽게 실천이 안되더라구요.그래서 동네 서점에 가서 시 필사집을 찾아보기도 했는데생각보다 필사할만한 예쁜 패키지를 찾는게 어렵더라구요.그래도 내가 맘 먹고 필사하는건데 공책도 예뻤으면 좋겠고내용도 당연히 합격이어야 하구요.제가 이것저것 좋은 시와 문구를 찾아서 그것만으로 채울 수 있다면..

헌법 필사

테블릿과 스마트폰, 랩탑으로 생활하다 손으로 무언가 적어야 할 때펜을 쥔 내 손도 글씨를 써내려가는 내 모습도 모든게 어색하기만 한 경험.일부러 애쓰지 않으면 손으로 무언가를 적는 일은 일년이 다 가도록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필사를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던 내게 헌법 필사! 아니. 게다가 가격까지 합리적. 이것은 필사를 위해 예쁜 노트를 한 권 구입하는 돈도 되지 않는다. 대학교 1학년 때 대학생의 허영심으로 헌법을 필사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관심이 갔다. 뭣보다 좋은건 이건 전체가 다 한글이다! 대학생때야 한참 공부할 때니까 한자가 어색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자가 너무 어색한 내게 전체가 한글인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왼쪽에 헌법 전문 부분은 하얀색이고오른쪽 필사 부분은 미색으로 ..

군중심리 :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귀스타브 르 봉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확인하고 읽는게 이 책에 대한 오해를 줄이는데 중요할것 같다. 신간이니까 당연히 최근에 출판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여성, 장애인, 어린이에 대한 귀스타브의 편협한 시각에 이건 뭐지? 요즘같은 세상에 이렇게 대놓고 말했는데 이 사람 멀쩡해? 싶어서 양력을 살펴보니 1841년에 태어나 1932년에 죽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좀 이해가 된다.  2024년의 기준으로는 편협하기만 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난 감탄했다.방대한 자료나 객관적 연구 데이터가 부족해 보이는건 사실이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스타브가 도출해낸 결론은 지금 봐도 명석하고 날카롭다.   언제나 궁금했다.우리나라 간접세 비율이 이렇게나 높은데도 사람들은 아무 불만이 없는 데 ..

공룡수학 : 시계보기

초등학교 2학년 아이.대부분 기다리면 다 해내길래 시계보는것도 자연스럽게 어느날 될지 알았다.하지만 글을 터득하는 것과 시계를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른 영역이었으니 글은 매일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같은 책을 수십번 반복해서 읽어주니까읽어주지 않아도 그림으로 내용 유추가 가능하고그러니까 책을 많이 읽아보면 자연스럽게 읽기가 가능해지고 읽기가 가능해지고 어느정도 혼자 묵독의 시간을 거치면 쓰기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계보기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일이었다. 당장 아이의 주 양육자인 나와 남편은 대부분 휴대폰 시계를 보기 때문에 아이도 자연스럽게 전자시계를 보는 법에 익숙해졌다. 집에 바늘시계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로마자로 되어 있어 아이는 그 시계를 시계라고 인식하는 것 조차 어려웠던 환경. 그래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