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로 배우는 드로잉 기초
수지(허수정) 지음
책밥
어릴 때는 꿈이 화가였다.
내가 화가가 되지 못한건 엄마가 미술학원에 보내주지 않아서라고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빈센트 반 고흐의 평전을 읽고는 내가 화가가 되지 못한건 학원에가 가지 않은 탓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한 번 그림을 그려볼까? 그냥 그릴 수 있겠구나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느즈막히 그림을 취미로 삼게 되었다.
그렇지만 취미로 삼게 되었다고 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몰랐다.
게다가 그 당시엔 유튜브도 없었다.
그냥 도서관에서 드로잉 관련 책을 빌려다 보고 서점에서 구입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런저런 미술 재료를 사들이고
드로잉북을 한 권 마련해서 혼자 끄적이는 걸 시작으로 십년 가까이 참 힘들게 그림을 그려온 기분이다.
유행하는 온라인 수업도 들어보고 그림 동호회에도 나가보았다.
하지만 내게는 체계가 없다는 느낌.
이것저것 닥치는데로 주워담아서 그림은 흉내내고 있으나 기본이 없었다.
그렇다고 불혹이 넘은 내가 어디 가서 배운다는것도 불편하고
금전적으로도 내 미술교육에 돈을 쓰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시간도 없다.
드로잉과 관련된 책이라면 꽤 읽었다고 자부하는데도 부족함을 느꼈던 내게 이 책은 제목부터 끌렸다.
ABC로 배우는 드로잉 기초!
드로잉 관련 책인데 이렇게 그림 보다 글이 많은 책은 처음 봤다.
영상보다 글로 읽는 설명이 편한 내게는 정말 찰떡같은 구성이고 기본이나 체계가 부족했던 내게 딱인 내용이다.
그리고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다. 내가 몇년이나 나가던 그림 동호회는 코로나때 재정난으로 문을 닫아버렸다.
합리적인 회비를 내고 그림그리기 아늑한 공간과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던 환경이 사라지고 혼자서 그리게 되면서
내 그림도 침체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이 책은 다시금 내가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들어주었다.
일상 속에서 늘 마주치는 주변 소품들과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제 초등학생인 딸아이도 관심을 갖고 옆에서 같이 그려보곤 하는데
책의 설명데로 따라 그려서일까
아이도 곧잘 그린다.
주로 수채화를 그리던 내게 그림은 늘 큰 결심을 필요로 했는데
이 책은 정말 가볍게 쓱쓱싹싹 드로잉을 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책 속에 나온 작은 그림을 모두 따라 그려보는걸 시작으로 기름칠을 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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