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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호퍼 전시 를 다녀와서

메이메이 2023. 7. 8. 11:27

친구 아들이 다니는 미술학원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다고 해서 꼭 아이랑 가보고 싶었던 전시.

에드워드 호퍼

드디어 좋은 기회가 닿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왠 시위대가.... -.-;;

시청역 지하철에 내려서부터 가드분들이 잔뜩.

으아 시끄러워!!!!!

 

그렇지만 어린 딸이랑 다니면 이런 모든 것들이 다 교육의 기회가 되는것 같아요.

 

아이가 저 사람들이 왜 모여있냐고 물어올때

 

성실하게 답해주는것.

 

그게 제 육아관이라면 육아관이랍니다. ㅎㅎ

다행히 서울시립미술관 가는 길은 조용하고 한적했습니다.

그래. 이런게 바로 미술관 가는 길이지!

드디어 도착.
너무 뜨거운 태양 탓인지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전혀 없더라구요.

 

티켓을 찢어서 가져가시는게 아니라 팔찌를 붙여 주십니다.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나갈때 보니 팔찌를 모아둔 투명 함이 또 명물이라.

이런 의도였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ㅎㅎ

전시물 중에서 에드워드 호퍼 부부가 관람했다는 연극티켓이 있던데. 약간 결이 비슷한 느낌?


2층과 3층은 사진 촬영이 안되고 1층만 됩니다.

먼저 서울시립 미술관의 터줏대감 천경자 전시를 보고

에드워드 호퍼 그림 관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습작들이 전시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엄마 이건 왜 색깔이 없고 이건 색이 칠해져있지?”
8살 아이의 물음에

하나의 마스터피스를 만들기 위한 예술가의 노력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이렇게 전문 화가도 연습하고 습작을 여러장 그리듯이 우리 딸도 마음에 드는 그림을 얻으려면 여러번 이 화가보다 더 많이 연습해야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전에는 스케치나 습작 전시가 너무 많으면

왠지 작품 수 늘리기 위한 꼼수같이 보이고 불만스러웠는데

아이랑 관람하니 이게 또 참 좋더라구요.

그렇게 아이랑 이야기 나누다보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편협했나 생각도 들었답니다.


3층 아트샵에 그림책이 있더라구요.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지 이제 8개월째에 접어드는 아이는 문자만 보면 항상 읽으려고 합니다.

덕분에 이 그림책을 다 읽도록 기다렸... -.-;;

사줄까?

물었더니

“아니, 나 엽서 사줘.”

이제 전시회만 가면 꼭 엽서를 사달라고 하네요. 엽서도 너무 쌓이니까 짐스럽던데....

저는 저고.

아이는 아이니까

사줍니다.

계단으로 내려가자는 딸아이에게

엄마는 힘드니까 엘리베이터 타자고 구슬려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더니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이런 포토존이 있더라구요.

이런....

계단으로 갔다면 놓쳤을뻔했지 뭡니까.

엘리베이터 옆에 이렇게 근사한 포토존이 있으니 꼭 인생사진 건지시길. ㅎㅎ


드디어 촬영이 자유롭게 허락된 1층으로 왔습니다.

호퍼 부부가 관람한 연극 티켓이 전시되어 있어요.

티켓이 작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에드워드의 아내. 조세핀의 그림이에요. 수채화를 좋아해서인지 조세핀의 수채화가 정말 좋았습니다.

더불어 아내의 영향으로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수채화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얇게 칠하면서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걸 담아내다니.

연필선이 보이는 것까지.

정말 좋았습니다.


“이건.. 우리집에서 보이는 석양보다 안예뻐”라더니 이 엽서를 고른 아이.

왜냐 물었더니 “이 석양도 예쁘니까”

^_^


촬영이 안되는 대신 이렇게 두껍고 알찬 브로셔를 줍니다.


이런 브로셔를 주다니.

너무 좋지 않습니까.

이번 에드워드 호퍼 전시가 작품이 너무 없다며 아쉬워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제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입장객을 제한해서 정말 쾌적하게 볼 수 있었거든요.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랑 가는 바람에 에드워드 호퍼 다큐 풀 영상을 모두 시청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8살 아이가 3층짜리 미술관의 전시물을 관람하고 다큐까지 보기엔 힘들었겠죠.

잠깐이지만 다큐 내용이 참 좋았어요.

에드워드 호퍼가 태어난 집, 9살부터 사용했다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방. 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었고
다양한 정기간행물과 소식지를 구독해서 보고
편안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해준 어머니까지.

에드워드 호퍼 전시는 시간 여유를 충분히 갖고 가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항상 같이 관람할 수 있는 전시들도 찬찬히 보면 좋고

다큐도 풀 영상을 볼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시청에 가는거니까 서울도서관도 구경하고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보내보고 싶었으나.

시위대 때문에 급히 귀가한게 조금 아쉽네요.

아참 엽서를 구입해도 별도의 비닐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처음에 받은 브로셔가 짱짱하니 그 사이에 끼워오시면 되요 ㅎㅎ

이제 곧 여름방학이 될텐데요.

아이와 함께 방문해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그림은 또 다르고

아이의 눈을 통해 저 또한 그림을 새롭게 볼 수 있거든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계단이 많이 나온다는것도 아이의 눈을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아이는 확실히 성인인 저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는것 같아요.


아이의 티켓북입니다.

티켓과 팔찌를 잘라 붙이고

그림으로 잔뜩 채웠어요.

이것으로 충분한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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