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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달튼 에피소드 2 프리뷰 후기 63아트

메이메이 2023. 6. 15. 01:24

63빌딩은 묘하게 안가게 되는 곳이다.
걸어가기엔 애매하게 멀고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교통이 안좋고
 
그래서 오늘은 차로 갔다. 
 
주차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GF층에서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0층까지 올라간다.
 
사실 63아트는 처음 가보는건데 60층이라니 위치가 너무 좋은거 아닌가 싶다. 
 

3천원이라고 써있어서 유료인가 싶었는데 무료로 나오는 설명도 꽤 있다.
3천원도 쓰기 싫어! 라면서 돌아서기보다는 일단 눌러보시라~~~~
 
단, 핸드폰과 이어폰이 있어야 한다.
 
늘 그렇듯이 전시회에 가면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가 흔~하니 이어폰을 챙겨가자.
 

입구 포토존.
 
에피소드 2로 바뀌면서 입구도 바뀐 듯 하다.
 
여기에서 왠지 레이스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근사할것 같은. ^_^ 

창문에 저런 갬성 문구가.
 
ㅋㅋ
 
63빌딩 전망대는 4년 만에 간건데 이젠 워낙 고층 빌딩이 많아져서 63빌딩이 대단하게 높다는 느낌은 전보다 덜하지만 뷰가 좋은건 여전하다.
강변이 온통 아파트인건 아쉽지만. 강 줄기를 바라보는것도 재미있다.
 

어쩐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혹은 어떤 재미난 영화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민트색 입구다.
 
 

하루에 세 편의 영화, 일주일에 세 권의 책
그리고 훌륭한 레코드만 있다면 
내가 죽는 날까지 행복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하루에 세 편의 영화와 일주일에 세 권의 책이라...일년이면 1095편의 영화와 1095권의 책이라.... 이것은 소박하다기보다는 너무 사치스러운 조건 아닌가. 
 
안으로 들어가면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반세기 영화 역사에서 내로라 하는 명작을 맥스 달튼의 관점과 색감으로 재구성한 일러스트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러브스토리, 이터널 선샤인, 아멜리에... 한 장의 그림 안에 어떻게 영화의 주제를 혹은 전체 드라마를 담아낼 수 있는지 놀라웠다.
 
특히 이터널 선샤인은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여주인공의 머리색 변화를 그림 속에 담아내서 그림을 보면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그림을 볼 때 전체적인 분위기에 압도되곤 하는데 맥스 달튼은 화면의 구도, 구성에 먼저 생각이 닿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볼 수록 보이는 디테일.
 
그림을 직접 보기 전엔 영화의 유명세에 어느정도는 묻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직접 보니 이것은
 
웹툰을 영화로 만드는 것 만큼이나 다르며 새로운 작업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맥스 달튼의 그림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깨달음까지.
 
 
 

전시물 대부분이 아카이벌 페이퍼에 지클리 프린트된 작품이다.
 
작품을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지클리 인쇄비는 고가다.
 
내 마음 같아서는 어차피 프린트가 가능한거라면 대량으로 좀 프린트해서 저렴하게 판매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세상 일이란 또 내 마음같지 않으니 유명한 화가들은 지클리 인쇄를 해서 한정판으로 판매하곤 한다고 한다. 
 
 

러브스토리
내가 본 영화 주인공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운드오브 뮤직의 마리아 선생님과 본트랩 대령.
반가워서 찍었다. 
 
관람하는 내내 내가 좋아했던 영화, 울며 웃으며 봤던, 혹은 무서워서 이불 쓰고 봤던... 그런 영화들이 맥스달튼의 손에서 재 탄생한 장면들을 만나 반가웠다.
어머나, 맥스 달튼도 이 장면이 좋았어? 이 대사가 좋았어? 
너도? 나도! 
하는 공감.
 
맥스 달튼 1975년생이라더니... 연령대가 비슷해서 그런건가. 아르헨티나 사람이라는데 역시나 문화의 힘은 대단한 것이가!
 
스타워즈 방은 스타워즈로 가득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스타워즈에의 세계관에도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재미있는건 사실.
그러니까 스페이스 오페라가 싫은 사람도 봤고 영화의 유명한 장면들을 기억하고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 로봇은 실제로 구입까지 했던 사람으로서 아주 즐겁게 본 코너 중 하나다.
 
 

스크래블 타일을 연상시키는 글자 타일. 
 
 

나도 모르게 자꾸 그림을 자세히 뜯어보게 만드는 디테일함들.
 
그러면서도 맥스달튼의 색은 대체로 따뜻하다.
 
 

이번 전시에서 유일한 원화가 아니었을까.
종이에 목탄이다. 
 
요즘은 그림책 작가 준에서도 연필로 종이에 스케치 한 후에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색을 칠하는 사람들이 꽤 있던데
 
이 작품을 보며
 
맥스 달튼의 작업 방식 중 하나도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모스부호를 보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를 보면 볼 수록.... 이거... 딸아이를 데려와야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으면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전시라고 생각했는데
 
맥스달튼의 그림은
 
영화와 따로 떼어서 그냥 작품으로 만나도 손색이 없다는걸 직접 보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메이킹 영상.
 
이렇게 작업하는구나. 
 
 

작가가 직접 매직으로 써넣은 메모. 재미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특별관인가 싶을 정도로 설국열차, 기생충 등이 많이 있었다.
 
난 아직도 기생충을 못봤는데.
 
이제는 정말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비오는 날의 63 전망대
 
이런데서 비를 만나는건 행운 아닐까.
 
전시물 만큼이나 근사한 비오는 창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이것은 포토존인가 설치미술인가 싶을 정도인 포토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구나
 
 

소품까지도 완벽하다. 
 
처음에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더니 이렇게 마지막에 호텔의 로비를 구현해둠으로써 입구와 수미상관을 맞추었구나.

작가의 작업실에서는 유명한 화가의 개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러스트로 또 한 번 그림 팬에게 경탄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이 아름답고 따뜻하며 재치 넘치는 전시가 11월 26일까지 한다니
 
모처럼의 가족 외출로 63빌딩의 63아트와 전망대로 계획해보면 어떨까.
 
나도 전시가 끝나기 전에 딸아이를 데리고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마리아와 본트랩 대령도 보여주고
 
모네의 작업실 그림까지.
 
나오면서 보니 예매처 후기를 작성하면 엽서 세트를 준다고 한다. 
 
난 늘 휴대폰에 데이터가 부족해서 참여 못했는데 다음엔 꼭 참여해서 엽서세트로 받아와야겠다.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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