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이야기

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

메이메이 2024. 12. 18. 22:35

 

 

 

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

책임감과 희생에 갇힌 K-장녀의 해방일지

잔디아이

저녁달

252쪽

18,800원

 

 

K-팝

K-방역

K-집회

K-시위

........... K로 시작하는 이런 말들을 보면 오글거린다. 이런걸 보고 있자면 어릴때 보던 할리우드 영화가 생각난다. 미국 만만세! 미국 경찰 만세! 미국 대통령은 전투기 조종까지 기가막혀! 뭐 이런 기조.

어릴 때야 마냥 좋아보여서 우와~ 미국은 정말 좋은 나라구나 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바로 미국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버린 난 할리우드 영화도 그저 유치해보이고, 애국심에 기반한 K-어쩌고를 보고 있자면 괜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런데 K- 장녀? 

이젠 장녀도 K야? 처음 든 생각은 그랬다. 

 

사실 내가 뭐 외국 장녀는 만나본 적이 없으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장녀가 어떤지는 모르겠다. 한국의 장녀도 내가 아는 장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지인들을 호구조사 해보면 우루루 쏟아져 나올 수도 있겠지만

 

얼른 기억을 더듬어 누가 장녀였더라~ 하면 떠오르는 대표 K-장녀가 내겐 4명 있다.

 

그리고 그녀들에겐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아우라가 있다. 

 

혹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녀들에 대해서 내가 손끝만큼은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그렇게  K-셋째딸인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이 책은 장녀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누구나 어렸을 때  타고난 가족 내에서의 역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자신의 본질이나 성향에 반해서 기대되는 역할에 부응하며 받았던 스트레스 혹은 상처, 압박감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잔디아이님의 너무나 개인적인 경험과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산게 아닐까.

 

뭣보다 '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는 재미 있다. 내용은 심리학 전공박사가 들려주듯 깊이 있는데 이야기는 생동감 넘치고 재미 있다.

 

타인을 이해하는데에 기본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K-셋째인 나도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내가 그토록 이해하고 싶었던 어머니, 언니, 친구를 이해하게 되었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처음부터 내가 그녀들을 온전히 이해하는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걸 받아들이는데서 시작되는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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