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이야기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김영하

메이메이 2021. 5. 8. 21:05

 

 

살다보면 이상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아침부터 어쩐지 모든 일이 뒤틀려간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하루 종일 평생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하나씩 하나씩 찾아온다. 내겐 오늘이 그랬다.

 

특이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내 코엔 그 냄새가 난다. 그것은 청결한 화장실과 비슷하다.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한 바닥.미미한 방향제 내음. 개방된 은밀함. 금세 씻겨나간 더러움 같은 것들.

 

네 몸이 그립다. 안고 싶고 빨고 싶고 네 속으로 들어가 똬리를 틀고 싶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피곤한 일이다. 만나야 할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나는 오 년 전에다 겪어버렸다. 그후로는 사람보다는 책이, 책보다는 음악이, 음악보다는 그림이, 그림보다는 게임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추억을 사랑하는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나는 달, 네가 기차의 속도로 달리면 기차의 속도로 따라가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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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장편소설을 좋아하는데....

이건 단편집이다.

 

김영하를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 사람의 글에는 뭔가 공통점이 있다. 에로티시즘과 죽음에 대한 관조.

조금...현학적이라 곧 질릴것 같지만...

 

아직은 재미있게 보고 있다.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보고도 회사에 지각할까봐 그냥 지나쳐간 남자의 하루.

 

여자를 사랑하면 사라지는 남자. 그리고 정말로 거짓말처럼 첫사랑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사라진 남자.

 

남편이 정부의 애인에게 살해당한 후 아내의 정부가 살인범으로 지목되고, 결국 남편의 정부 애인이 진범으로 잡히고 아내는 정부와 장애물 없는 사랑을 시작...했다고 해야하나.

 

저는 꽃을 받았는데, 꽃을 보낸 사람이 실수로 보냈다. 꽃이 남아서 버리는 기분으로 보냈다라고 하면 그런거죠.

 

퍽치기를 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들의 비상구.

 

단편집은 계속 새로운 이야기에 몰입을 해야해서 피곤하다.

 

발등에 떨어진 불끄러 가야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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