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한다고 난리인 지금
정치적 이득이나 이념을 떠나서 모두가 인정하는 구국의 영웅이 있다면 그는 이순신 장군일 것이다.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존경할 수 있는 역사 속의 영웅이 있다는 건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위기에 빠진 현재 우리에게 큰 행운이 아닐까.
웅진 주니어에서 나왔다고 해서 어린이들만 볼 책은 아닌듯 싶다. 사실 우리가 난중일기를 제대로 읽기는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나도 어린 딸이 보기 좋을것 같다는 핑계로 이 책을 접했지만
내가 더 많이 배웠다.
난중일기라는게 그냥 전쟁중 장군이 쓴 일기라고만 생각했지 구체적으로 볼 엄두를 내본적은 없다.
장군의 간결한 문체를 살린 일기가 수록되어 있고
글작가의 설명이 옆에 보태어져 있어 내용을 편안하게 따라가기 쉽게 쓰였다.
일기가 정말 생생하고 현실감이 있어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당시 상황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오랜 전쟁으로 가난해지고 중앙정부와도 거리가 멀었던 현장에서 군량미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들이 처량하면서도 대단하다.
대부분이 알고 있던 내용인데도 장군의 목소리로 들어서일까
괜히 더 먹먹하고 숙연해진다.
이미 건조해질데로 건조해진 중년의 마음도 이런데
이순신을 너무나 좋아하는 초1 아이는 책에 나온 이야기를 이해하기 조금 어려워했지만
초3 아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몇번이고 계속 읽었다.
난중일기가 7권으로 이루어져 있었는지도 몰랐다. 사진으로나마 이렇게 난중일기 책을 보니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일년 평균 독서량이 4.5권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일뿐. 절반이상이 일년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정도면 긴 호흡으로 책을 한 권 읽어내기가 어려운 지경일 것이다.
일년내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은 쉽게 읽히지 않을까.
애국심을 강조하고 그런걸 굉장히 싫어하는 나지만 난중일기는 모두가 읽어보았으면 싶어서 강권해본다.
여기서 네가 죽기로 싸우지 않으면 네 부모와 자식이 죽는다
이게 정말 임진왜란때만 적용되는 말일까.
지금 살기가 너무나 팍팍한 우리 삶도 이만큼이나 치열하지 않은가.
* 이 글은 베베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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