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아직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경험이 없다.
만5세가 될때까지 영상물을 거의 원천적으로 차단하다보니 영화를 보여주는것 역시 미뤄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만 6세가 된 지금도 아이는 영상물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 영화를 보러 가는 날에도 몇번이고 계속 물었다.
"무서우면 어떻하지?"
정말 별것 아닌 장면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아이는 왠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끝까지 본게 손에 꼽을 정도다.
시사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무대인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 무대인사라니? 누가 나와서 무대인사를 한다는거야? 인형탈이 나와서 무대인사하나? 갸웃했는데 정말로 인형탈을 쓴 분들이 무대인사를 나왔다.
앗-
그런데
이 어린이들의 반응... 뭐지. 엄청난 반응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딸 역시 흥분에 휩싸인 표정.
(아,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팝콘. ㅋㅋ 스몰이랑 라지의 가격차이가 500원밖에 안나서 꼭 라지를 사게 되는데 결국 또 한가득 남아서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버리게 되는.... 그런데도 왜 난 항상 라지 사이즈를 구입하는가. 이것은 정말 내 인생의 미스테리다. )
무대인사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상영할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설명해주어서 어린 친구들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실제로 전체관람가여서일까
4살에서 5살로 보이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선악의 구조가 분명하고 마야와 윌리의 임무도 명료해서 어린 친구들도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몰입하기 좋았다.
이미 문고본 도서를 읽고 뮤지컬을 많이 본 아이가 이 영화를 시시하게 여기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아이는 마야와 윌리가 곤경에 처했을때 눈물까지 흘리며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영화 티켓과 같이 받은 스티커를 계속 들여다보며 "너무 귀여워. 마야. 엄마 꿀벌 마야 책 볼까?"라며 꿀벌 마야의 모험 책을 가져와서 반복해서 읽고
"스티커는 너무 귀여워. 아까워서 못쓸거 같아."라며 바라보고만 있다.
"엄마, 영화 재밌더라. 정말 감동적이었어."
그런데 반전.
"그런데 엄마 영화 끝나고 왜 인사 안한거야?"
뮤지컬이나 음악회만 다녀본 아이는 영화가 끝나면 영화 주인공들이 나와서 인사를 해야하는데 왜 안하느냐고.... 하하하하
마야 3 : 숲속 왕국의 위기는 완전히 어린 아이들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무조건 통할것 같다. 게다가 겁 많은 아이도 무서운것 없었다고 괜찮았다고 할 정도다.
우리 딸의 생애 첫 영화로 정말 손색없이 훌륭했다. 아이의 첫 영화가 이렇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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