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나 뉴스를 잘 보지 않는 편인 난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걸 조금은 알아야할것 같아서 가끔씩 팟캐스트로 서비스해주는 뉴스를 듣곤 하는데
최근엔 끼임사고 탐사보도가 나와 관심있게 듣고 있다.
이렇게나 많이 죽는다는게 말이되나?
작년에만 882명이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328명을 떨어져 죽었고, 98명은 껴서 죽고, 깔리거나 뒤집힘 사고를 당한 이들도 64명이라고....
이런 충격적인 수치라니... 어쩌다 한 명이 죽었다고 해도 가슴을 칠 일인데
아침에 일하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일년에 천명 가까이 된다는걸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 최근엔 한강에서 술 먹다가 익사한 사람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죽은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술 먹다 죽은 사람 이야기에는 크게 마음이 쓰이지 않아서 흘려 들었는데.
내가 이 한강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건.
뉴스에서 들어서가 아니라.
맘까페 때문이었다.
난 맘까페를 참 좋아한다.
맘까페란 정말 특별한 곳이다.
내가 영화에 관심이 생겨서 가입했던 영화동호회에선 나와 비슷한 영화취향을 사람들을 만났고야구기록위원에 관심이 생겨서 가입했던 야구동호회에선 모두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여행을 좀 저렴하게 다녀볼까 싶어서 가입한 여행동호회에서는 모두 여유시간만 생기면 여행을 다니느라 바쁜 사람들이었고보드게임은 혼자 못하니까~ 하고 가입한 보드게임 동호회에서는 모두 만나서 헤어지는 순간까지 보드게임을 해도 즐거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데 맘까페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단 하나. 엄마라는 것 뿐이다.
혹은 엄마가 되고 싶은 사람들.
희한하게도 맘까페엔 미혼자도 없고 아빠도 없다.(간혹 아빠가 있는 맘까페도 있지만.)
그러니까 엄마가 되고 싶어나 곧 엄마가 될 사람들이라거나 이미 엄마인 사람들이 모인 이 공간은 내가 전에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우물안에 갇혀 있었나.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난 누가 포털뉴스의 헤드라인만 읽고 주식을 사는지 몰랐다. 포털뉴스의 헤드라인만 읽고 마트에 달려가서 사재기를 하고.
(정말 끝도 없이 많지만 왠지 맘까페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을 흉보는거 같아서 이정도만.)
그런건 그냥 환상동화처럼 내겐 아득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우리 곁에. 내 곁에. 실제하는 사람들이었다는걸 알게해준 곳이 맘까페다.
그리고 맘까페에 속속 올라오는 글.
고손정민 군이 외아들이었는데 그 부모는 어떻하냐는 등.진상이 빨리 밝혀져야한다는 등......
대체 고손정민군 사건이 뭐기에 맘까페에서 이런 관심을 보이는가. 그래서 찾아보니 한강에서 술 먹다 죽었다던 그 뉴스의 주인공이었다.부모 입장에서야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한강에서 친구랑 술 먹다가 주검으로 돌아온다면 천불이 날 일이다.
그런데....
고이선호씨에 대한 글이 없을때는 몰랐다. 고손정민에 대한 글을 보는 순간. 이 밀려오는 씁쓸함은. 섭섭함은. 슬픔은 무엇인지.
고이선호씨가 외아들이 아니어서 그런걸까?의대생이 아니어서 그런걸까?23살 이선호도 대학생인데. 그의 아버지에겐 "삶의 희망"이었는데.
너무 답답해서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내 좁은 식견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왜 사람들은 이선호의 죽음에는 무관심한건지. 손정민 죽음의 미스테리가 뭔가 자극적이고 흥미를 끄는 걸까요? 내가 보기엔 이선호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게 훨씬 더 사회적으로 중요해보이는데.
"원래 사람들은 노동자의 죽음은 당연하게 생각해요. 일하다 죽었어? 그건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술 먹다 죽었어. 왜??????" 이렇게 되는거에요.
남편 말을 들으니 납득은 되었다.
그리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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