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시기쇼아라-루마니아에서 가장 싼 기차(14.11.23.)

메이메이 2021. 5. 8. 20:42

기차타기 전에 찍은 점사(내가 점사가 뭔지 몰라서... 정우가.. 놀렸다. ㅠㅠ 점프사진이라고 처음부터 말하지..쳇)

이게 운행하는 기차가 맞나?

지금까지 내 상식을 뒤집는 기차였다.

왕복으로 표를 사서 할인해준게 아니라 그냥 싸구려 기차였구나.

난 정말 나 혼자였다면 출발시간에 임박해서 기차삯을 날리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차는 타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우리 일행은 남자 넷에 여자 셋.

이정도면... 그냥... 견디고 탈만하겠지.... 누가 해치지는 않겠지.

서인이는 "아무도 자지 마라. 다 털린다."라고 경고까지 했다. 

실은,,, 그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 기차 안에서도 사람들은 계급이 나뉘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한 사람들을 피했고, 무시했다.

마치 불가촉천민처럼....

기차에서 풍기는 냄새와 더러움에 무려 3시간을 역방향으로 앉아서 가면서도 등조차 의자에 기대지 못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마음이 내내 아팠다.

그리고 한편 이런 기차가 있는게 오히려 이 나라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난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정당하게 자신들이 치를 수 있는 수준의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교통수단.
(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인데... 루마니아는 제대로 기차표를 사기보다는 차장에게 뒷돈을 주고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게 더 싸서... ㅠㅠ)

사실 돌아오는 기차표를 살때 매표소 직원이 "이 기차는 모든 역에 정차해서 오래 걸린다"라고 말했을때... 정말 그냥 완행열차라서 싼건지 알았다.

그런데... 기차가 선다는 모든 역이라는 곳이.... 플랫폼도 없이 그냥 아무데나(적어도 내 눈에는 아무데나로 보였다) 사람들을 내려주었다. 내릴때 보면 그들은 그냥 철로 옆에 내려서 수풀 속으로 걸어갔다.

가난한 아빠는 차장과 다투고(그 저렴한 기차삯도 내지 않은게 분명한, 물론 뒷돈도 줄 능력이 없는... 그래도 인간적인건 차장이  그 가족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는거....)엄마는 커다란 봇짐을 짊어지고 아이들은 그냥 단순히 세탁하지 않아서 더러워진 옷이 아니라 한댓잠을 자서 더러워진 옷을 입고 부모님의 뒤를 따랐다.

서유럽에서는 독일에서는 어디를 가도 볼 수 없었을,
경험하지 못했을
그리고 내 한계를 깨닫게 해준 기차였다.

내게는 여기가 마지노선이다.

더 더러운 곳, 더 아픈 곳에는 가지 못하겠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

모두 잠들었다. 그리고 웃음도 나오게 되었고...

(그러난 난 사진 찍을때만 잠시 웃었을 뿐.. 손수건을 코에서 떼지도 못했고, 역방향으로 앉아서 가면서 3시간동안 등도 의자에 기대지 않았다. 정말... 기록적이다. 멀미가 심하게 났는데도... 정말 그냥 참았다. 아마 여분의 옷만 있었다면 그때 기차 안에서 입었던 옷은 모두 버렸을 거다. 그정도로 그 기차는 최악이었다.)

기차역 앞 H&M 매장에 들렀다가 그 건물 지하에 있는 대형쇼핑몰에서 장도 보고

탄산음료 매니아 섭이

그래서 내가 콜라로 섭이를 샀다. ㅋㅋㅋㅋㅋㅋㅋ

숙소 앞 가게보다 저렴한 맥주값에 감동해서 마구 구입한 캔맥주를 또 그만큼 마구 마신... 취한 밤.

어떤 기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기차 출발 5분전까지 사진찍다가 신나서 달려갔던.....

그래도 지나버리고 나니.. 그 기차도 추억이네. ^_^

하지만 여러분에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다.

루마니아에서는 가장 싼 기차는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만약 이용할거라면 아무리 남자라도 둘 이상.

여자라면... 가능하면 이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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