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기쁨, 괴테 시 필사집-나를 울게 두오
괴테의 시는 중학생때 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시집을 사서 편지지에 시를 옮겨 적어 친구들에게 주기도 하고 일기장에 적어 넣기도 했는데요.
오랜 시간이 지나버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조각조각 옮겨 적었던 시들은 세월과 함께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래서 2년 전부터는 좋아하는 시나 문구를 필사하는 두꺼운 노트를 한 권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아무거나 다 기록하는 공책이다보니 맘 먹고 좋은 시를 필사하는건 처음 마음과 달리 쉽게 실천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동네 서점에 가서 시 필사집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필사할만한 예쁜 패키지를 찾는게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내가 맘 먹고 필사하는건데 공책도 예뻤으면 좋겠고
내용도 당연히 합격이어야 하구요.
제가 이것저것 좋은 시와 문구를 찾아서 그것만으로 채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정말 과장 조금 더해서 한페이지 필사를 위해서 책 한권을 읽어야하다보니 이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괴테 시 필사집은 우리가 애써서 책 백권 읽고 찾아내야할 명문과 아름다운 사색을 모아놓은 결정체 더라구요.
게다가 고급스러운 느낌! 정말 예뻐요!
겉 표지는 면 느낌의 쨍한 주황색입니다. 책장에 꽂아도 눈에 확 띄는 화려함에 재질이 주는 고급스러움.
책갈피 줄이 달려 있어 필사중인 페이지를 찾기도 쉽습니다.
종이 재질이 부드러워서 펜이 그렇게 고급스러운 펜이 아닌데도 미끄러지듯 써지네요.
우리가 힐링하려고 필사하는데 글씨가 잘 안써지면 손이 아프잖아요
이 부드러움~
종이가 저절로 글이 써지게 하는 마법입니다.
밑줄이 있는 페이지도 있고 없는 페이지도 있어요.
사실 전 글을 예쁘게 적지 못해서 줄이 없는 페이지는 좀 두려운데요
밑줄이 있는 페이지들도 있으니까 용기내어 도전해봅니다.
사실 완성해놓고 보면 밑줄이 없는 페이지가 더 근사해보이기는 하니까요.
이제 연말이라 연말파티 일정 줄줄인데요. 보통 연말파티에 빠질 수 없는게 선물이죠.
제가 하는 모임이 4개가 있는데 모든 모임에서 선물의 가격이 1만원에서 2만원 사이거든요.
요 괴테 시 필사집.
선물로 딱인거죠.
요즘 선물 트랜드는 예전처럼 예쁜 쓰레기, 예쁘고 필요 없는 물건 이런거 주는게 아니더라구요.
기발하고 재미난게 아니라 그래도 쓸모 있는걸 선호하는 분위기.
게다가 필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도 하구요. ㅎㅎ
연말파티에서 커피 상품권 같은 뻔하고 지루한 선물 보다는 훨씬 멋지고 정성이 깃들어 보이지 않을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