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이야기

왕자와 거지 완역판. 보물창고 2023

메이메이 2023. 10. 3. 23:49

왕자와 거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영화로 봤든 그림책으로 봤든 이야기로 들었든 모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크 트웨인의 작품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핀의 모험이 마크 트웨인 작품이라는건 알지만 왕자와 거지가 마크 트웨인 작품이라는걸 모르는건 좀 의아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세계명작같은 전집이 집에 한두질은 다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세계명작전집이 세 종류나 있는데

 

아이가 읽는걸 보면서

 

이렇게 너무 심하게 축약된 내용을 보다보면 오히려 좀 개연성도 부족하고 재미도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어린 딸은 왕자와 거지에 푹 빠졌고

 

지난 여름 알라딘 중고서점에 방문했을때 왕자와 거지 문고본을 찾아서 들고 와서는 사달라고 했다.

 

그림책 왕자와 거지만 보다가 문고본을 본 아이는 큰 깨달음을 얻은것 같았다.

 

"엄마, 더 두꺼운 왕자와 거지를 읽으면 빠진 내용이 하나도 없나?"

"응. 그렇지. 이건 문고본이어서 좀 요약된거지."

"나 그럼 더 두꺼운 왕자와 거지 사줘. "

 

그렇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게 굳이 완역본을 보여줘야하나 고민이 되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보물창고에서 각 언어권의 외국문학 전공자,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아동청소년도서 편집자 등 다양한 경력으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은 아동 청소년문학 전문 번역가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공들여 번역한 완역한 작품을 냈다고 해서

 

이런 정도로 정성을 들인 작품이라면 초등학교 1학년이 읽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아이는 표지부터 관심을 보였다.

 

"엄마, 이 사람이 진짜 왕자야?"

 

 

여름에 문고본을 몇번이나 읽은 아이는 완역본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아직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어려운 내용이 많았나보다.

결국 읽다가 좀 미뤄두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지껏 왕자와 거지 완역본을 읽어보지 못했던 내가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림책과 문고본까지만 보고 성인이 되버린 내게 

 

왕자와 거지 완역본은 완전히 다른 깊이로 다가왔다.

 

아... 이런 소설이었구나. 왕자와 거지가 풍자소설이었다는걸 이제서야 깊이 깨닫는다.

 

 

어렵다며 읽기를 미뤄둔 아이지만 책이 늘 독서대에 놓여있어서인지 자꾸 책장을 넘겨보고 중간중간 읽기도 한다.

 

그리고 특히 앞부분의 작가소개, 작품 해설, 사진을 흥미롭게 들여다보고 마크 트웨인이 자녀들과 아내가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며 마음아파하기도 했다. 

 

아이가 작가의 삶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된 첫번째 책이어서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비록 아직 아이가 완독을 하지는 못했지만 완역본과 문고본, 그림책의 차이를 비교해 보고 제대로 된 완역본을 만나볼 수 있게 해주어서 기쁘다.

 

성인을 대상으로 쓰인 원작을 그림책, 문고본으로 낸 작품과는 확실히 다른 차이가 느껴진다.

 

이제 문고본에서 완역본으로 넘어가야하는 아이에게 왕자와 거지가 딱 적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보물창고에서 세계명작 전집을 제대로 내려고 기획하고 있는듯 해서 반갑다.

 

번역본으로 접해야하는 한계가 있는 외서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번역의 질인데 이만하면 원문을 제대로 살리려고 애썼고 심한 번역체가 아니어서 만족스럽다.

 

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완역본은 어린이 뿐 아니라 청소년, 성인까지도 두루두루 누가 읽어도 흥미롭고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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