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로 빛난다-조원재
삶은 예술로 빛난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다산초당
내 주변 사람들의 5할은 방구석 미술관을 읽었다.
내 주변 사람들이 유난히 미술관을 자주 찾고 예술에 관심이 많은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조원재가 유명하고 쉽게 편하게 읽히게 예술에 대해서 적은게 아닐까.
짐작만 해보고 정작 난 방구석 미술관을 읽지 않았다.
옆에서 읽고 있는걸 보면서 몇번 넘겨보고 몇페이지 읽어보기만 한게 전부다.
그러고도 그냥 본격적으로 읽을 기회가 닿지 않았다고 핑계를 붙여본다.
실제로 도서관에서 몇번이나 빌려서 읽어볼까 했으나 대출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조원재가 표지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삶은 예술로 빛난다라는 책을 냈다니.
표지 그림은 일본작가의 그림인가보다. 석양을 향하여 뭐 그런 제목인가본데 왜 이건 번역없이 그냥 일본어로 적어두었을까.
분명히 일본어를 교양으로 6학점이나 이수했는데.... 읽을 수가 없는 내게 괜한 자괴감만 주게. ㅎㅎ
그런데 이 책.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내가 예술에 대해서 느끼고 있었던 그렇지만 그게 무엇인지 말로 뱉어내거나 글로 지어내지 못했던 것들을 조원재는 해낸 느낌.
이것이 바로 전문가와 관객의 차이일까.
첫 부분에서였나. 루브르 박물관 방문에 대한 이야기에서 정말이지 얼마나 뜨끔 하던지...
외국 여행이 처음이던 26살의 난. 첫 여행지로 빠리를 골랐고 당연한 수순처럼 첫 날 방문한 곳이 루브르였다. 7시부터 일어나서 입맛이 없어 굶고 루브르로 갔고 공격적으로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마구마구 사진을 찍었다. 정말 그건 감상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한 속도전 같은 것이었다.
한국 미술관에서는 사진촬영이 늘 금지였는데. 게다가 앉아서 볼 수 있는 의자같은것도 없었는데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니. 그 자체로 너무나 신기했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 가보지도 못하고 카메라를 높이 들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모나리자 그림이 그렇게나 작을 줄이야. 그렇게 큰 방에 그렇게 작은 그림이 한 점 덩그러니 있고 사람은 꽉 차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베일? 그런건 정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다. 다만 머리 스타일이 좀 눌려있네? 라고 느낀 정도.
서두에서 이렇게 날 꿰뚫고 들어오니 이건 뭐 용한 점집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내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사실 그림을 그린다고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최근 몇년간 한 점도 그리지 못하고 있지만.
해마다 1월이면 새로운 종이와 물감, 붓을 마련하면서 마음을 다지는 취미가 그림그리기이고 싶은 사람이다.
사실 내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건 그리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서다.
그래서 매일매일 날짜를 물감으로 그렸다는 화가,
자신의 모습을 주기적으로 자화상으로 그렸다는 렘브란트.
그리고 관심도 없던 앙리 마티스를 다시 보게 만든 이야기.
삶은 예술로 빛난다라는 책을 처음 봤을때는 이게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건가 싶었다. 사실 어떤 내용일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게 아닌가 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라는게 부제가 될 수 밖에 없고
제목이 삶은 예술로 빛난다가 될 수 밖에 없었구나 하는 수긍.
화가와 그림에 대해서 무지하게 박식한 선배가 조곤조곤 재미있게 이야기 들려주듯이
그러면서 "너는 그 자체로 반짝여"라고 말해주는듯한 책이다.
예쁜 책은 독서대에 세워 진열해놓기를 좋아하는데
삶은 예술로 빛난다도 당분간 우리집 거실에서 진열되어 있을 예정이다.
* 이 글은 베베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