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 페이퍼에 수채화
매년 1월이면 결심을 다진다.
올해는 꼭!
올해는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
책을 읽겠다.
영어공부를 하겠다.
보드게임 리뷰를 쓰겠다.
그림을 그리겠다.
다른건 참 쉽게 시작하고 멈추기의 반복이 되는데
그림 그리기는 쉽지 않다.
일단 시작이 어려운것은물론이고
한 번 놓으면 다시 잡기가 어렵고
하다가도 그 번거로움에 중단되기 일쑤다.
뿐인가
그림이 잘 안그려져서
그리고 싶은게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소원해져버린다.
그런 이유로
올해 계획 중 3월 다 끝나가도록 시작하지 못한게 있었으니
그게 바로 수채화다.
몇년 전 동네드로잉 모임으로 만났던 멤버들과 만나기 위해
경기도 군포까지 외출을 결심하고
같이 모여 드로잉을 하려고 챙겼다.
동네드로잉 모임에서 만나 그런가
그녀들을 만나면
그림이 그려진다.
서로 아낌없이 칭찬해줘서
그 또한 힘이 된다.

핀터레스트 유목민이 바로 나.
일단 오랜만의 시작이니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본다.
1월에 그림 그리겠다고 수제 종이 카디페이퍼, 양장제본 드로잉북, 하네뮬레 드로잉북, 사쿠라코이 고체물감, 세필붓세트, 스테들러 피그먼트 펜 세트를 사둔 터라
이게 그렇다.
돈을 썼으니
뭐라도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
그런데 처음 써보는 카디페이퍼에 그만 실수로
뒷면에 그려버렸다.
아 무지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이번엔 제대로 앞면에 그렸다.
오랜만이라 감을 잃고
스케치 없이 그리다보니
검정 수채화 물감으로 토끼 윤곽을 먼저 그리고 나중에 채색을 해서
번져버렸다.
내 가장 큰 열혈 펜.
딸아이가 이 그림을 갖고 싶단다.
음
엄마가 이 스케치북 다 채워서 선물로 줄께.
약속해버렸다.
우리 딸이 좋아할만한 동물 그림으로 채워야하려나.
#수채화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