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작가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0.07.30
매혹의 고통은 종종
새의 가벼운 육체를 꿈꾸게 한다.
하여 나의 질투는 공기보다 가볍다
난 사랑하고 있으므로, 사라지고 싶은 것이다
-유하, [휘파람새 둥지를 바라보며] 중에서
그 친구는 늘 그랬다. 늘 그런 줄 알면서도 그는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 나타난다.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유쾌하다. 그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책을 읽어도되고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해도 재미있다.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어떤 부채의식에도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강박에서 자유롭다. 반대로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일은 불쾌하다. 그 시간은 사람을 조급하고 비굴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C는 언제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 서른이 되면 사랑도 재능인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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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파괴할 권리가 있나?
나는 잘 공감하기 어렵다.
화자는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권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독려해준다.
뭐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그렇지 어쩌면 우리는 이미 모두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 않으면 좋을 불쾌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는것도
잊으면 좋을 과거를 떠올리는것도
모두가 나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니까.
내가 허물어지는 걸 느끼면서도 멈출 수 없으니까.
화자는.... 김영하는... 그런걸 말하고 싶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