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이야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17.10.13)

메이메이 2021. 5. 8. 21:07

내가 아직 안본 유명한 책, 좋은 책이 셀 수도 없이 많겠지

그 중 한권을 이제야 봤다. 마흔을 코앞에 두고

세식구가 근로소득 없이 생활한지 일년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리본 배우는 모임에서 만난 어떤 부인은 5살 딸의 유치원비로 우리 세식구 한달 생활비를 내는 세상에서

난 내가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은 많지만

그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적은 한번도 없다. 

자라면서도 늘 난 가난하지만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처럼 갈치를 못먹고 매일 고등어구이만 먹어서
바나나를 못먹고 집에는 늘 사과랑 귤만 있어서
물체주머니를 새로 안사주고 언니에서 오빠로 다시 내게로 물려쓰면서 물체주머니 안의 소금통을 집에 있는 소금으로 채우는게
오빠 바지를 물려 입어서 무릎이 구멍나면 기워서 입어야 하는게
도시락 반찬으로 쉰김치와 짠지만 싸가는게
대문에 꽂혀있는 전단지의 흰뒷면을 묶어서 연습장으로 쓰라고 주는게
친구들이 쫄면 먹고 후식으로 쭈쭈바를 사먹을때 난 그냥 집으로 돌아오면서

가난이라고 생각했다. 

난 '가난'을 모른다. 





우리땅에서도 혁명은 구체제의 작은 후퇴
조그마한 개선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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